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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뉴스 큐레이션/유튜브

유튜브 극우채널이 ‘노회찬 타살설’ 만들고 키웠다


[한겨레] 유튜브 극우채널이 ‘노회찬 타살설’ 만들고 키웠다.


[한줄요약]

구독자 14만명 뉴스타운TV 주장.  보수 성향 채널들이 퍼뜨려. 

‘정규재TV’ ‘신의 한수’ 등 28곳. “최순실PC 조작” “5·18 북 개입”

가짜뉴스 확대재생산하며 공생. 극우채널 1년새 2배 급성장.




하나의 유령이 유튜브를 배회하고 있다. 가짜뉴스라는 유령이.


정권교체와 플랫폼(정보 유통 매체)의 세대교체가 맞물리면서 유튜브가 가짜뉴스의 온상이 되고 있다. 극우 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 접속해야만 볼 수 있던 소수자 혐오가 압도적 1위 플랫폼으로 떠오른 유튜브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는 진보가 점령한 팟캐스트의 시대가 저물고 극우가 판치는 유튜브 ‘유사언론’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가짜뉴스가 유튜브에서 전파·확산되는 원인과 극우의 자양분이 된 유튜브의 현주소를 취재했다.


<한겨레>와 <한겨레21>은 두달 남짓 가짜뉴스와 그 전파 경로를 쫓았다. 보수 성향의 정치사회 분야 유튜브 채널 중 구독자 수 상위 40개 채널(구독자 수 4만명 이상)을 선정한 뒤 유튜브에서 널리 퍼진 가짜뉴스 7개의 전파 경로를 확인했다. △<제이티비시>(JTBC) 태블릿피시(PC) 조작 △5·18 북한 특수군 개입 △노회찬 의원 타살 △19대 대선 부정선거(투표용지 2종류) △정부·여당 개헌 뒤 고려연방제 추진 △북한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지령 △문재인 대통령 문현동 금괴 도굴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분석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유튜브 유사언론 채널들은 하나하나가 거대한 ‘가짜뉴스 공장’이었다. 구독자 수 상위 40개 채널 가운데 70%에 해당하는 28곳이 7개 가짜뉴스 중 하나 이상을 다루고 있었다. 이들은 서로의 가짜뉴스를 확대재생산하면서 하나의 생태계를 이뤘다. 기존 언론처럼 ‘특종-인용-반론’의 사이클을 순회하면서 조회수를 올린다. 구독자 수 4만명에서 25만명에 이르는 대형 보수 유튜브 채널들이 제각각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퍼 나르고, 때론 서로 공격하며 수십만~수백만씩 조회수를 올리는 것이다. 이런 상호 침투 속에 지난 1년 사이 보수 성향 유튜브 상위 20개 채널의 총구독자는 83만5100명에서 200만1700여명으로 2배 이상 성장했다. 이는 곧바로 수익으로 이어진다. 가짜뉴스는 유튜브 극우 채널들이 급성장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연료였다.


먼저 특정 이슈에 집중해서 계속 ‘가짜뉴스 특종’을 터뜨리는 채널들이 있다. ‘노회찬 의원 타살설’(뉴스타운티브이) ‘태블릿피시 조작설’(미디어워치티브이) ‘5·18 북한군 개입설’(시스템뉴스) ‘문재인 대통령 금괴 도굴설’(태평 김일선) 등이다. 가짜뉴스 특종을 하는 채널들은 대체로 보수 유튜브 채널 중 상위권에 든다.


가짜뉴스 특종은 누적 조회수가 수십만~수백만회에 이르고 여러 채널들이 재빨리 인용했다. 예를 들어, ‘노회찬 의원 타살설’은 보수 성향 상위 40개 채널 중 구독자 수 6위(14만명)인 ‘뉴스타운티브이’를 필두로 10개 주요 채널에 퍼져 있다. 7월23일 노회찬 의원이 사망한 채 발견된 뒤 ‘뉴스타운티브이’가 가장 먼저 타살설을 제기했다. 이용식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두경부외과 교수는 이 채널에 출연해, 시신이 발견된 위치와 자세, 상태, 주변 정황 등을 봤을 때 “(노회찬 의원이) 마취를 당하거나 죽임을 당한 상태에서 떨어졌다”며 “부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회찬 의원 투신자살…의심되는 타살 의혹?’이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지금까지 41만명 이상이 시청했다. 다음날인 24일 <엠비엔>(MBN) 등 종편 채널이 이 교수 발언을 인용해 타살설을 보도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백남기 농민 사망 당시 이른바 ‘빨간 우의 가격설’을 주장했던 인물이다.


9월17일 현재 유튜브에서 가장 널리 퍼져 있는 가짜뉴스는 <미디어워치> 대표고문 변희재(구속)씨의 ‘제이티비시가 최순실씨 태블릿피시를 조작해서 보도했다’는 기사다. 보수 성향 유튜브 상위 40개 채널 중 24곳이 태블릿피시 조작설을 다뤘다.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중 구독자 수 1위(25만명)인 ‘정규재티브이(TV)’도 주요 스피커였다. ‘정규재티브이’는 태블릿 조작설 뉴스를 최소 3회 이상 다뤘다. 변씨가 직접 출연한 영상은 무려 43만뷰를 기록하며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들로 전파됐다.


유튜브 가짜뉴스 채널들은 정규 언론이 아니라는 빈틈을 활용해 검증 책임에서 벗어난 사각지대를 마음껏 즐기고 있다. 기성 뉴스 채널들이 언급하지 않는 무책임한 주장을 주요하게 다룰 수 있는 배경이다. 대표적으로는 보수논객 지만원씨의 유튜브 채널 ‘시스템뉴스’에서 유포한 ‘5·18 광주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북한군 개입설)이 있다. ‘시스템뉴스’는 구독자 수가 2만8천명인 중형급 채널이다. 이 가짜뉴스 동영상은 여러 차례 변주돼 적게는 1000명에서 많게는 35만명까지 시청했을 정도로 높은 주목도를 보였다. 지씨의 주장은 다른 유튜브 채널 수십개로 광범위하게 퍼졌는데, 이 중에는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 3위(20만명)인 ‘신의 한수’, 6위(14만명) ‘뉴스타운티브이’ 등 상위권 대형 채널 12개가 포함됐다.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북한군 개입설 가짜뉴스 영상의 조회수를 합치면 300만회가 훌쩍 넘는다.





원문 출처: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6363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