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www.mk.co.kr/news/politics/view/2019/09/781283/
대학생 한 모 씨(23)는 최근 부쩍 정치에 관심이 생겨 유튜브의 도움을 얻기로 했다. 언론에서 흘러나오는 정보들은 너무 딱딱했고, 맥락도 모르니 이해가 힘들었다. 상황을 쉽게 설명해 줄 수 있을 것 같은 유튜버를 찾아 구독해 정치를 공부하고 있다.
유튜브가 `정치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다.`유튜브 저널리즘`이란 용어도 생겨났다. 30일 기준 뉴스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YTN 뉴스`는 134만, `JTBC 뉴스`는 117만에 달한다. 구독자만 늘어난 게 아니다. 올해 시사IN의 언론매체 신뢰도 조사에서도 유튜브는 12.4%로 JTBC(15.2%)에 이은 2위를 차지했다. 국민이 기성 언론을 불신하게 되면서 유튜브 정치는 더욱 힘을 얻고 있다. 특히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인기몰이 중이다. 과거 인터넷이나 소셜 플랫폼에서는 `진보`가 강세를 보였던 반면 유튜브에서만큼은 `보수`가 상대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송경재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교수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진보성향 정부 집권기엔 당연한 것"이라며 "만약 정권이 다시 반대편으로 바뀐다면 유튜브나 그때의 지배적 플랫폼을 장악하는 진보성향의 파워유튜버 같은 사람들이 나타날 것"라고 밝혔다.
극우보수성향 유권자를 대표하는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는 올해 1월 구독자 50만을 돌파한 데 이어 30일 97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보수 유튜브가 처음 주목받은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무렵이다. 당시 탄핵 반대 집회에 모인 이들은 기성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유튜브에 빠르게 진입했다. 이상호 경성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는 "한국에서 유독 고령층 유튜브 이용자가 많고, 이들이 뉴스 정치 등의 이슈에 집중한다"라고 했다.
보수 정치인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도 인기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의원의 `홍카콜라 TV`(34만), 진성호 전 새누리당 의원의 `진성호TV`(59만), 무소속 이언주 의원의 `이언주TV`(31만) 등이 있다. MBC 출신 김세의 기자와 강용석 변호사가 운영하는 `가로세로연구소`(49만) 채널은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많은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유명인들이 앞다퉈 유튜브를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보수 유튜브의 화제성이 높아졌다.
젊은 보수 유튜버들도 대열에 합세했다. `성제준TV`(31만)의 성제준 씨(29), `리섭TV`(22만)의 리섭 씨와 같은 2030 보수 유튜버들은 직설적인 화법으로 10~20분 내외 짧은 영상을 찍어 올린다. 한국당은 이런 젊은 유튜버들을 적극적으로 끌어안고 있다. 24일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당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청년 보수 유튜버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5월 10일에는 젊은 유튜버를 국회로 초청하기도 했다. 젊은 유튜버를 중심으로 유튜브 정치 영역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진보 진영에서는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91만)에서 유시민 이사장이 진행하는 `알릴레오`, `딴지방송국`(62만)의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등이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양에서 밀리는 형국이다. 최근 `가짜뉴스 원점을 타격하는 방송`을 표방한 `헬마우스` 채널이 첫 영상을 올린지 3주 만에 구독자 6만에 육박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정치 유튜버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가짜뉴스`, `막말`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25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 조 모 씨(28)가 고급 중식당에서 생일파티를 벌였다는 생일파티 영수증을 공개했지만,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 잘못을 시인했다. 지난 8월 한국콜마 윤동한 회장은 보수 유튜버의 막말이 담긴 영상을 직원 조회에서 틀어 사퇴한 바 있다. 영상 속 유튜버는 "아베가 문재인의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나 대단한 지도자임에 틀림이 없다"라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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