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페이스북이니 광고북이니? (동아일보, 19.1.28)

세계 최대의 SNS인 페이스북의 광고 노출 빈도가 너무 잦아 사용자들의 눈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IT동아의 취재 결과 사용자들의 취향을 분석해서 관심있을 분야의 광고만 노출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상품, 불법 프로그램, 대출 알선 광고 등도 마구잡이로 노출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출처: http://news.donga.com/3/all/20190128/93899923/1

현재 페이스북 뉴스피드는 3~4개의 지인 소식을 보여준 후 광고를 노출하고 있다. 한 번 화면을 내리면 그 속에 광고가 하나 이상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 뉴스피드에 노출되는 광고는 게시자 이름 아래에 조그맣게 '스폰서(Sponsored)'라고 써있는 것을 제외하면 일반 게시글과 차이를 찾기 힘들다. 콘텐츠와 광고가 별 다른 구분 없이 마구잡이로 섞여있는 구조다. 이렇게 광고로 노출된 게시글이라도 자의 또는 스크롤 도중 실수로 '좋아요'를 누르면 그때부터는 해당 페이지에 올라오는 글이 지인의 소식으로 판단되어 뉴스피드에 더욱 자주 노출된다. 이른바 페이스북의 '좋아요' 장사다.

현재 페이스북은 오래 사용하면 사용할 수록 지인과 소식을 주고받는 SNS가 아니라 광고를 만나는 광고북이 되어버리는 사용자 환경을 가지고 있다. 뉴스피드 광고를 통해 한 번이라도 좋아요를 누른 게시글이나 페이지는 사용자가 직접 팔로우를 해지하기 전까지 사용자의 뉴스피드에 꾸준히 노출된다. 사용자가 일일이 신경써가며 페이지를 언팔로우하지 않으면 결국 알고 싶은 지인의 소식보다 알고 싶지도 않은 광고 페이지와 게시글이 더 자주 노출될 수밖에 없다. 많은 사용자들이 페이스북 사용에 피로감을 느끼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또 다른 문제는 페이스북의 광고 노출 빈도를 사용자가 조절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오른쪽 상단의 메뉴를 통해 특정 광고가 노출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3~4개의 지인 소식을 보여준 후 광고가 노출되는 근본 구조를 바꿀 방법은 없다. 특정 광고를 차단해봤자 또 다른 광고가 그 자리를 대신할 뿐이다. 페이스북은 사용자가 광고를 보지 않겠다고 하면 설문조사를 통해 더 취향에 맞는 광고를 보여주겠다는 선택지를 제시하지만, 그 속에 광고를 보지 않거나 적게 보겠다는 선택지는 없다.

광고의 신뢰도도 문제다.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광고를 모니터링하다 보면 그 효능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상품이 그럴싸한 동영상 및 설명과 함께 버젓이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광고에 댓글로 해당 상품의 효능이 의심스럽다는 지적이 빗발쳐도 광고 자체는 여전히 사용자들에게 노출된다.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등 온라인 게임의 사용자 경험을 크게 해치는 핵 등 불법 프로그램 광고가 노출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말도 안되게 좋은 조건으로 대출을 알선해주겠다는 내용의 광고가 노출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대출 알선 사기이거나 대환 대출과 같은 불법 대부업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페이스북의 광고는 사용자의 현재 관심사를 분석해서 노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상품 광고가 노출된다는 것은 사용자가 어쨌든 그러한 기능을 갖춘 상품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고, 게임 핵 광고가 노출된다는 것은 해당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얘기다. 불법 대출 알선 광고가 뜨는 사용자는 경제적 곤궁함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해당 광고에 더욱 쉽게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현재 페이스북에 해당 광고를 신고하면 광고를 내리는 등 처리해주고는 있지만, 처리 전까지는 사용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사전 확인 후 광고를 노출한다는 페이스북 기본 광고 정책이 무색할 지경이다.